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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깨움

일상 2010. 1. 25. 13:41


1월 8일 금요일 밤 9시 40분쯤이었다.내게 일거리 제안이 들어온 게.

수영 클래스를 듣고,아직도 상당히 쌓여있는 눈을 뽀드득,뽀드득거리면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단가 협의가 남았지만, ' 할 의향은 있다'구 말했다.

제안을 주신 분도 자신은 결정권자가 아니므로, '딴 데도 같이 알아보라'는 말을 남기었다.

그리고 11일에 협의가 끝났고, 구두로 "하겠다" 고 말했다.

결정권자가 연락을 할 거다 라는 말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이틀,삼일이 지나도 계약서를 쓰자는 연락이 없었다.

그 사이 더 좋은 자리가 났다,지원서를 낼까 말까 잠시 주춤했었다, 이미 딴 곳과 구두로는 계약을 한 상태였다.

그런 주저함도 잠시, 보내기 버튼을 마우스로 클릭했다.

...
..

잠깐 자리에서 불편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나 다른 자리에도 지원서를 넣었어."

아내는,

"다른 곳에 이미 하겠다고 했잖아"

말투의 뉘앙스를 눈치채고, 구차한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아직 계약서 쓰자는 연락도 없고, 계약서 도장도 안 찍어자나"

"..."


그 짧은 몇 초간 아내의 침묵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백 마디 말보다 더 묵직하게 내게 되묻고 있었다.

그날 저녁 먹는 동안 꽤나 속이 거북했다.


다음 날,

내가 참 얄팍한가 봐, 라고 말을 꺼냈다.

아내는, 사람이 다 그렇지, 하면서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그리고 15일에 정식 계약이 되었고, 모든 게 확정된 이후에 내가 지원한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이미 딴 곳과 계약이 됐다는 내말에, 제가 너무 늦게 연락을 했군요 라는 대화로 마무리되었다.


그날 밤 아내는 내가 가진 얄팍한 면을 말없이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아내는 내가 가지지 못한 그만큼의 품위가 있었다.

그날의 부끄러움을 잃어버리지 않게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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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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