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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겹치는 일

일상 2009. 11. 23. 11:11

몇 가지 일들이 하나를 가르키고 있다.멀리도 아닌 바로 내 턱밑 가슴께로.


이마트에 9시 반 개장하는 시간에 맞춰서 간다, 무엇보다 붐비지 않는 그 점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늘 돌아오는 샛길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에 눈길이 멈추었다.

40대 초중반.
허름한 상, 하의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운동화,
오른쪽은 무릎께 까지 올라온 추리닝복.
중간을 맺어 묶은 줄넘기 줄

줄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그런 차림으로 그런 장소에서는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내 주의를 끈 건 그이의 눈빛이었다.뭔가 결연한 표정이었다. 넋 빠진 모습도 아니었고, 힘들어하는 표정도 아니었다.

뭔가의 이유로 용납할 수도 질 수도 없다라는 의지가 표정에 묻어 나왔다.

복서는 아닌 것 같은데.. 어디가 아프신가...

브레이크를 지긋이 밟으면서 백미러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잘못 본 게 아니다.


그리고 그 눈빛에 내 안의 다짐과, 부끄러움을 또 한번 일깨운다

'아버지의 일상은 아들의 신화가 된다'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되고 싶다 라는건 모든 아버지의 바램이다.

가당찮은 이유로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 하지 말라.

토마스 몇 개 더 사준다고, 아이가 나와 더 친밀해졋다는 착각을 하진 말자.그래도 엄마 몰래, 아이에게 약속한다.

얼마간의 보상심리로 그런 식의 표현을 하는걸 잘 안다.

오래가지 못한다, 누구보다 아들이 알고, 내 자신이 안다.


엊제밤 아들이 아빠와 잘 거야 하는 목소리에 사실은 은근히 기뻤다.피곤하다는 이유로 큰아들을 재우고 작은 방에 혼자 자는 기간이 길어진다.

아내 말마따나 확실히 난 이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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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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