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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2 애매한 작품이 되버릴 것 같다. 4

고마쓰 좋았다.가까이 가면 그의 옷에서 풍겨나오는 담배에 쩔은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인물들이 살아있었다.그래서 인지, 약간씩 거추장스런 대화들도 크게 흠이 될 성싶진 않았고,이 정도의 흡인력이면 뭔가를 기대해보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3권을 펴고 전반부를 읽는 동안, 점점 내 얼굴이 굳어져 갔다.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퇴고는 하긴 한 건가???"

등장인물들이 어느새 가면을 쓰고 있었다,그것도 아주 얇은.유심히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게 하루끼의 모습이란걸 알아볼 수 있다.갑자기 모든 인물들이,많이 기다렸단 듯이, 장황한 어휘와 해설처럼 주어진 대사를 읽고 있다.

후반에 들어서는 조금씩 당기고 있는 느낌이지만, 이미 툭 하고 뭔가 끊겨버렸다.그래서인지 다른 단점들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언제부터 인가(아마 해변의 카프카) 성적인 묘사도 조금 더 한발 나가버렸고, 평범하지 않는 인물들이 많아졌다.

사실 이건 개인의 취향 문제다, 3권을 보면서 어딘지 모르게 뻑뻑한 느낌을 받은 게 나뿐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품속 덴고의 리라이팅 작업처럼, 시점이 안정되고, 없어도 무방한 부분을 덜어내고,문장을 더 이상 늘릴 수 없고 더 이상 깍아낼 수 없는 곳에 자리를 잡은 그런 느낌은,이미 많이 멀어졌다.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일단 계속 작가의 길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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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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