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식 웃고 말았다

일상 2011. 1. 21. 19:51


"웃어라, 내일은 더 나빠질거다."


유모차를 밀면서, 약간 비탈진 인도를 올라가고 있었다.

오후 5시, 오늘의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비스듬히 올려다본 건물, Mater Mother's Hospital 앞쪽 건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슨 건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위쪽엔 십자가 그리고 그 위엔 정말이지 시린 듯이 깨끗한 파란 하늘이 보였다.

잠시, 둘째 유모차 뒷바퀴를 걸고,곤히 자고 있는 녀석 얼굴 확인, 그리곤 다시 한번 올려다보았다.

사진으로 남기면, 나만의 장면이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아직도 여전히 피해 복구중인 브리즈번의 상황과는 또 다른 세상이다, 아니 이국에서 셋째를 맞아들이는 내 가족들 상황과도 비슷한가,묘한 느낌이다.

첫번째,두번째, 세번째 방문이 되다 보니, 이젠 이렇게 얘를 데리고 이곳저곳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첫번째 방문했을 때의 그 걱정스러움은 많이 희미해졌다, 임신한 아내와 두 얘들을 데리고 어떻게 몇 시간씩 있을까 싶었는데, 몇번 해보니 못할 것도 없었다.아니, 이젠 아내가 임신성 빈혈로(Antenatal Anemia) 로 철분제제를 맞고 있을 때는(Iron transfusion) 집에 가서 얘들 밥 먹이고 다시 데리러올 정도가 되었고, 임신 관련 단어도 하나둘씩 늘었다.더불어 아내가 조금씩 다잡는 모습도 엿볼수 있었다, 어쩌면 그게 가장 큰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그 하늘을 쳐다보면서 왜 갑자기 저 말이 떠올랐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집 근처 병원에서 "머피의 법칙" 문구들 중에 유독 저 글귀가 눈에 들어온 것도 우연이라면 우연.

'Smile , tomorrow will be worse'

다시 한번 피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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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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