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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3 명상하는 날 (6)

명상하는 날

일상 2010. 6. 3. 21:12

십.분.

십.분.

몇 달 넘게 날 마주하는 이 짧은 시간은 가지지 못했었다.뭐가 그리 어지러웠나.

떠나기 전의 오늘 밤, 가족 모두 처가댁으로 먼저 보내고 나 홀로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헤아려 보려 한다.

밝은 면을 보지 못함인가, 벌써부터 고개를 쳐든 건 나의 가식과 약삭빠른 마음이다.마주하고 물리쳐도 조금이라도 늦추면 새록새록 무성하게 잘도 자란다.시간은 늘 자기편이라는 듯이, 그리고 예상대로 또 다시 일어나고 또 다시 흔들린다.

아마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내가 어떤 인물인지 좀 더 명료하게 드러날 것 같다.두려워 할 바도 아니지만, 방심하지도 않겠다.



그러고 보면, 어머니는 무척 강미가 있는 분이셨다.

그때 몹쓸 병에 걸려 피를 토하는 아들 곁에서 늘 같은 눈길로 바라보시고 있었다.

어느 날, 시장통에서 샀다며 싸구려 상의를 병실로 가져오셨다. 한 손엔 아들이 먹고 싶다는 초밥이 들려 있었고.

약기운에 축 늘어진 아들을 보시다가, 그 옷으로 갈아 입으시더니, 한 바퀴 휙 도셨다.

"이쁘냐?"

일상생활을 하다가 가끔 그 모습이 떠오른다, 그럴 때면 늘 나도 모르게 피식 웃는다.

아내도, 아들도 한번씩은 내 그런 모습을 보면서 왜 웃느냐고 물었었고, 난 그때마다 아니야 하면서 화제를 돌렸다.

그때 난 옆으로 누워 힘없이 말했다.

"이뻐요"



오늘 밤은 홀로 만나볼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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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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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은선 2010.06.04 1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장님 드뎌 내일이면 떠나시네요..
    새로운 곳에서 잘 정착하실거라 믿어요..
    사실 요즘은 지구라는 곳이 넘 좁게 느껴져서
    부산쯤으로 이사 가시는거 같아요..
    몸도 맘도 건강하게 가족들과 즐겁게 잘 정착하시구요..
    항상 가까이서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거 잊지마세요..홧팅^^
    글구 시간나시면 블로그에 소식 전해주세요..
    가끔씩 과장님을 부러워하면서 호주의 삶은 어떨지 간접 경험해 보고싶어요^^
    그럼...안녕히 가세요....

    • iamyhs 2010.06.04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장님이 댓글을 다시다니, 정말 제가 가는 거 맞네요.
      가서 잘 정착하겠습니다,건강하십시요.

  2. 빈방 2010.06.06 1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쯤 도착하셨으려나.
    가족들 모두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iamyhs 2010.06.07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감사합니다.
      지금 임시숙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첫 느낌은 "어이쿠야~~" 입니다.

  3. 야옹이 2010.06.09 1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촌... 잘가셨는지 궁금해욥~~
    어디가서나 삼촌은 잘 이겨내시리라 믿오용 ㅋㅋㅋ

    언제든지 화팅이에용 !!!아쟈아쟈 ~~

    • iamyhs 2010.06.09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몇일 여기에서 필요한 신분증,차등등을 구하러 다니고 있단다.
      이제 집이 남았고, 직장이 남았다.
      일단, 현재까지 한국이 호주보다 백만배 만큼 더 좋다.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