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2.12 애매한 작품이 되버릴 것 같다. 4
  2. 2009.09.11 ichi-kew-hachi-yon #2
  3. 2009.09.03 엉뚱한 상상
  4. 2009.08.27 ichi-kew-hachi-yon

고마쓰 좋았다.가까이 가면 그의 옷에서 풍겨나오는 담배에 쩔은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인물들이 살아있었다.그래서 인지, 약간씩 거추장스런 대화들도 크게 흠이 될 성싶진 않았고,이 정도의 흡인력이면 뭔가를 기대해보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3권을 펴고 전반부를 읽는 동안, 점점 내 얼굴이 굳어져 갔다.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퇴고는 하긴 한 건가???"

등장인물들이 어느새 가면을 쓰고 있었다,그것도 아주 얇은.유심히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게 하루끼의 모습이란걸 알아볼 수 있다.갑자기 모든 인물들이,많이 기다렸단 듯이, 장황한 어휘와 해설처럼 주어진 대사를 읽고 있다.

후반에 들어서는 조금씩 당기고 있는 느낌이지만, 이미 툭 하고 뭔가 끊겨버렸다.그래서인지 다른 단점들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언제부터 인가(아마 해변의 카프카) 성적인 묘사도 조금 더 한발 나가버렸고, 평범하지 않는 인물들이 많아졌다.

사실 이건 개인의 취향 문제다, 3권을 보면서 어딘지 모르게 뻑뻑한 느낌을 받은 게 나뿐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품속 덴고의 리라이팅 작업처럼, 시점이 안정되고, 없어도 무방한 부분을 덜어내고,문장을 더 이상 늘릴 수 없고 더 이상 깍아낼 수 없는 곳에 자리를 잡은 그런 느낌은,이미 많이 멀어졌다.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일단 계속 작가의 길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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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hi-kew-hachi-yon #2

일상 2009. 9. 11. 14:21

지하철 간이역에서 읽었고,집으로 오는 그 짧은 길목에서도, 그리고 아내와 아들들이 잠들어 있는 후에도 폈으니 재미와 긴박감은 대단하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벌써 해설서가 4권이나 나왔다니, 화제작은 화제작이다.물론 많은 화제작이 수작 이상의 작품으로 기억되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의 작품을 10여년 넘게 읽어온 독자라면 여러 가지의 나름의 해석을 어렵지 않게 내놓을 수 있다.등장 인물 부터 구성 그리고 이면의 의미까지.

그런 구구절절한 것 보다,개인적으로 아쉬웟던 인물이 있었다.

바로 우시카와 였다.

이름부터 그의 외모와 무례를 떠나 어떤 불쾌한 적의를 품고 있는듯한 의복까지 똑같다.흡사하다가 아닌 정확히 일치한다.

문제는 그의 표현력이다.몇년이 지나 말을 갈아탄 그가, 그 사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겟지만, 그렇게 지적인 말투는 곤란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이미지는 불알 큰 우시 였다.

변변한 재주도 없고,똥자루 만한 키,벗겨진 이마,그 옆에 과거엔 여기에 머리카락이 있었다는 걸 알려줄 만큼의 지저분한 터럭,뭔가 정도에 벗어난 얼굴의 비대칭, 평생 한 번도 치과에 가지 않았을 듯한 이빨들, 그리고 늘 웃는 얼굴 속에 표정없는 눈빛,몇 달은 세탁을 안 했을 바지, 얼룩 잔뜩 묻은 셔츠에,싸구려 원색의 타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진한 도련님인 척하는 엉뚱한 녀석을, 한눈에 '이놈은 나 같은 부류구나' 라는걸 알아채는 그 본능적인 감을 가진 우시다.단 한가지 그가 가지고 있는 재주이며 현명함이다.바로 그 점이,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수 많은 이들이 숱하게 쓰러지고 사라져간 그 칙칙하고 음험한 세계에서, 끝까지 살아남게 한다.

그런 그가 다소 장황하지만 암시적이고 자연스레 비유적 표현을 쓴다는 게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Book2 를 덮고 난 후의 감상은, 이대로 끝나고 좋고, Book 3 이 나와도 좋다.

이게 끝이라면, 다소 불 친절하지만,그 상상력만으로도 훌륭한 점수를 주고 싶다.초반 부터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팽팽하게 당길 수 있는 작가는 흔치 않다.그 사이 정작 본령의 의미가 흐려지는 면은 분명히 존재하다. 만약, Book 3 가 나오고 이런 구도를 끝까지 이어간다면 하루끼의 소설가적 역량의 정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 누이가 이제 20대 초반인 조카녀석이 무슨 책을 보고 있나 궁금해서 아들이 보고 있는 하루끼의 책을 한권을 보았단다, 그리고 "그다지 아이에게 좋은 책은 아닌 것 같다, 내 취향이 아니더라" 고 말했다.

이해한다. 아마 최근 작품이라면 충분히 그러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 난, 그 여름 날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엇을 때 만났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어떤면에서 행운이었다. 초기작 부터 시간순대로 차근차근 읽어왔으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제 아무리 대 작가여도 내가 가는 길과 맞닿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덕분에 다시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

ps
다시 읽어보니, 4권 정도의 분량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야 할것 같다.1년이라는 시간도 맞아떨어지고 뭔가 어울린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이대로는 열린 결말이라는 것 보단, 불완전하다라는 감상이 더 짙다.
물론 이건 온전히 작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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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상상

일상 2009. 9. 3. 10:54

그 사이 '승자는 혼자다' 를 보고 있다.코엘료의 이름은 연금술사의 저자라는 정도밖에 모른다.

쉽게 읽히는 책이다, 그리고 작가의 시선이 상당히 냉정하다.

'이 사람은 자신이 마음먹으면 굉장히 잔인하고, 용의 주도한 인물이겠다'

겉 표지의 이미지는 나무랄 데 없이 작품의 배경과 어울린다, 문제는 여러 사람의 칭찬 일색인 그 감상평들이다.그래서 그 표지를 벗겨버렸다.하드 커버여서 훨씬 더 산뜻해 보인다.

소설에 대한 그 판단은 내가 한다.단정한 마음으로 작가와 독대하고 싶다,그런 미사여구에 판단력이 흐려지진 않지만,반골의 반발심이 생기는 건 내 기질 탓이지 싶다.

하는 김에 1Q84 의 표지도 벗겨버렸다.

그래 한꺼풀 벗기면 다 비슷한 거다.

2권이 아직 미출판 이어서 그 기간에 다른 작품을 읽어보니, 엉뚱한 상상이 된다.


1권 첫머리의 택시기사는 이고르의 전우

차가운 아이스픽을 지니고 다니는 가브리엘라.

편차가 크지만, 후카에리와 에바.

음, 이고르를 선구의 리더로 매칭하면, 그럴싸하다.

덴고보단 에비스노와 하미드

고마쓰의 이미지는,질문마다 '왜요' 란 퉁명스런 댓구로 어색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그이.

그리고 에서 두 개의 달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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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hi-kew-hachi-yon

일상 2009. 8. 27. 05:20

비닐 포장된 책은 늘 좀 더 정성들인 느낌이다.단, 검지손가락으로 콕 찔러서 한번에 벗겨지는 경우에만.

'툭'

큼지막한 오렌지 색 레이블 1Q84 밑으로 Murakami Haruki 란 글씨가 보인다.

'야나첵??' 이 사람 이름은 들어본것도 같고, 여하튼 딸려 나온 시디라 mp3 로 리핑한다.


유리창을 때리는 빗소리가 좋아서 인지,새벽의 고요함 탓인지,1장과 2장을 읽어보면서 간만에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아내는 옆에서 편안한 듯이 누워있다,'나 이거 시작이 마음에 들어' 라고 말을 건넸다.

여전히 감은 눈으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전에 처럼 책을 읽어 주고 싶다는 기분이 든건 오랜만이다.


해변의 카프카 이후로 그의 작품을 찾아서 보지 않게 되었다.외부의 평가는 상당히 좋았던 것 같은데(이 책의 표지 뒷면에 씌여져 있다.2005년 뉴욕 타임즈에 '올해의 책' 으로 선정되었다 한다) 내겐 그다지 좋은 인상이 아니었다.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굳이 비교 하자면 그런 류 라면 초기 작품 중 '일각수의 꿈' 이 더 나았다, 라고 말하고 싶다.왜 그 작품을 보면서 일각수의 꿈을 떠올렸는지는 모르겠다.


리핑된 음악을 들으면서, '너무 친철하지 않나'

그 라면 문장으로 충분하다,흥미를 느낀 독자 라면 아마도 찾아서 듣겠지,그리고 다시금 문장 하나 단어 하나의 깊은 맛을 보려 하지 않을까.

너무 독자의 구미와 편의를 맞춘건 아닌가 싶다,확실히 편하긴 하다.

일단,2장까지는 아주 맛있는 애피타이저 같다.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현실이라는 건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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