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쁜 놈

일상 2009. 11. 24. 10:18

"어~ 어! 어~~~ "

"훌륭하다, 훌~륭해~"

몇일 있으면 이 되는 둘째가 일어선 자기를 보란 듯이 형에게 나름의 말을 했고,그 모습을 본 큰애가 동생에게 해준 말이다.

저 상황에서 어른스럽게 동생을 칭찬하고 짝짝짝짝! 박수를 크게 쳐주는 모습에, 나도 아내도 덩달아 환호하면서 박수를 쳐주었다.둘째는 함박웃음으로 화답하곤 자신도 박수를 치는 시늉을 한다.

훌.륭.하.다 라는 단어를 어디에서 꺼내왔을까.어느새 역할을 하는 것 같아, 하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요즘 둘째는 걷기 시작하기 전에 일어나기 연습 중이다.넓은 대지를 밟고 일어서는건 아니지만, 서는 모습을 볼때마다 새롭다.

큰 녀석이 스스로 일어날 때에도 내가 이렇게 경이롭게 쳐다보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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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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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겹치는 일

일상 2009. 11. 23. 11:11

몇 가지 일들이 하나를 가르키고 있다.멀리도 아닌 바로 내 턱밑 가슴께로.


이마트에 9시 반 개장하는 시간에 맞춰서 간다, 무엇보다 붐비지 않는 그 점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늘 돌아오는 샛길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에 눈길이 멈추었다.

40대 초중반.
허름한 상, 하의
지저분하고 다 떨어진 운동화,
오른쪽은 무릎께 까지 올라온 추리닝복.
중간을 맺어 묶은 줄넘기 줄

줄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그런 차림으로 그런 장소에서는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내 주의를 끈 건 그이의 눈빛이었다.뭔가 결연한 표정이었다. 넋 빠진 모습도 아니었고, 힘들어하는 표정도 아니었다.

뭔가의 이유로 용납할 수도 질 수도 없다라는 의지가 표정에 묻어 나왔다.

복서는 아닌 것 같은데.. 어디가 아프신가...

브레이크를 지긋이 밟으면서 백미러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잘못 본 게 아니다.


그리고 그 눈빛에 내 안의 다짐과, 부끄러움을 또 한번 일깨운다

'아버지의 일상은 아들의 신화가 된다'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되고 싶다 라는건 모든 아버지의 바램이다.

가당찮은 이유로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 하지 말라.

토마스 몇 개 더 사준다고, 아이가 나와 더 친밀해졋다는 착각을 하진 말자.그래도 엄마 몰래, 아이에게 약속한다.

얼마간의 보상심리로 그런 식의 표현을 하는걸 잘 안다.

오래가지 못한다, 누구보다 아들이 알고, 내 자신이 안다.


엊제밤 아들이 아빠와 잘 거야 하는 목소리에 사실은 은근히 기뻤다.피곤하다는 이유로 큰아들을 재우고 작은 방에 혼자 자는 기간이 길어진다.

아내 말마따나 확실히 난 이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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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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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날다

일상 2009. 11. 20. 12:56

'손바닥 문학상?'

검색해보니, 한겨레다운 시도다.읽는 중간 중간 몇 번 숨을 가득 들이켜봤다.매끄럽지도 편하지도 않는 글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내렸다.이번이 1회 인대, 앞으로는 어떤 글들이 당선작으로 얼굴을 내밀지 궁금하다.


<한겨레21>이 ‘손바닥 문학상’을 공모합니다. ‘손바닥 문학상’은 힘없는 사람들의 작은 웅얼거림을 듣습니다. 나쁜 세상의 뺨을 후려쳐주십시오. 착한 세상을 맞대어 악수하고 박수쳐주십시오. 세상에 대한 응어리를 소설로 풀어주십시오. 도전하십시오. ‘손바닥 문학상’에 ‘당선자 없음’은 없습니다.


오리 날다
신수원
똥을 담은 바구니가 휘청휘청 줄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 어젯밤 몸 밖으로 밀어낸 배설물을 담은 바구니는 줄 끝에 매달려 허공에서 바람을 따라 겅중거렸다. 공중에는 늘 크고 작은 바람이 지나다녔다. 고공을 가르는 바람에 탑 철제 난간이 둔중하게 흔들렸다. 흔들림이 난간 바닥을 딛고 있는 발바닥에 전해지면서 바닥에 깔린 스티로폼이 푹 꺼지는 착각이 일었다. 곧바로 온몸을 전율처럼 감싸는 현기증이 뒤따랐다. 나는 허리에 닿아 있는 위쪽 난간을 힘주어 잡고 몸의 중심을 유지했다.

“엄마, 저 사람들 왜 저래?”

몹쓸 것을 보기라도 했다는 듯 아이 엄마가 아이 얼굴을 가렸다.

“너도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돼. 알았지? 얼른 가자.”

손을 잡은 엄마에게 이끌려가는 아이는 고개를 돌려 자꾸만 우리를 돌아보았다. 아이가 보이는 관심을 무용담 삼아 그날 일과를 얘기 나눌 만큼 우리는 세상의 관심에 목말라했다.

가까이 오지 말아요.”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높은 곳에서는 에코가 들어간 것처럼 말소리가 울렸다. 난간을 잡은 손이 빗물에 미끈거렸다. 빗줄기는 점점 잦아지고 있었다. 발아래 깔아놓은 스티로폼이 발을 움직일 때마다 꿈틀거렸다.

“자자, 어차피 뛰어내리지도 못하잖아. 고생하지 말고 내려가자니까.”

이 형사와 사복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전경의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사복은 이 형사의 말에 노골적인 웃음을 지었다.

“성실교섭 촉구한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사복의 비웃음을 느끼며 나는 난간을 잡은 손을 놓고 무의식적으로 입에 밴 구호로 악을 썼다. 진회색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얼굴을 적시고 시리게 목을 타고 흘렀다. 점점 사다리차가 옆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방향을 틀어 발을 떼는 순간 바닥에 깔았던 스티로폼 틈이 벌어지면서 무언가가 아래로 떨어졌다. 탑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단체 회원들과 그동안 불어난 몇몇 사람들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동료들에게 편지를 쓰기 위한 필기구와 휴지 등을 담은 작은 사물함과 그 옆에 있던 어제 하루 모아놓은 오줌을 담은 페트병이었다. 바로 발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두려웠다. 빗물에 젖은 몸과 새벽의 한기에 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조심하자니까, 진복연, 어차피 내려갈 거잖아. 거 사람이 왜 그래. 여자가 똥오줌도 제대로 가리기 힘든 여기서 할 짓이 아니잖아? 좋게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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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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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티비는 도착 전이고 개조된 위도 오늘에야 발송한단다. 그 와중에 위 모션 플러스와 게임을 추가로 구입했다.이걸 금상첨화 라구 해야하나. 설상가상 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닌텐도로 제대로 놀아보고 싶다.


확실히 닌텐도의 제품은 대단히 매력적이다.그 와중에 트라우마 센터라는 게임도 추천받아서 주문에 추가했다.어떻게 이런 류의 게임이 그렇게 인기를 끌었을까? 했는데 구글링에 트라우마 센터 공략집이 15,900 건이다.우와~

점점 기대감만 커진다.

좀 늦었지만 어서와라, 나는 관대하다, 재밌기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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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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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  빠른 대시 키 : 나 간다, 출근 늦었다, 빨리 가.

사랑해↘ ↘             :  더블 하락 키 : 그만 좀 해, 나 피곤해.

사랑해↘ ↗             :  하락후 등락 키 : 잘 좀 해봐.
 
사랑해↘ ↗ ~↗ ↗   :  하락후 등락 반템포 쉬고 더블 업키 : 우리 돈 없다,돈 좀 더 벌어와.


키 입력에 대한 반응중에 오늘자 업데이트로 하나 추가되었다.

"사랑해"

"그러려무나~"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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