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는(The Best)는 우수(The Good)의 적이다.'

현재 개발진행중에 특정한 화면에서 공통된 사항을 뽑아,공통 통합 파트를 구현하면서 새롭게 느겼던 말이다.알골(Alcol)을 설계한 팀에서의 조언이기도 하다.

구현 - 변경 - 구현, 흔히 말하는 이터레이션이 계속 되는데 어디까지 세분화 시켰다가 또 어디까지 통합할 것인가를 계속 고려해본다. 그 와중에 과연 품질수준은 어디까지로 할까 개인적으로 고민해보다가 떠오른 말이다.

적당한 수준으로 통합을 하고 있고 이런 정도가 현재는 맞다고 판단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유지보수성을 가장 최우선으로 하고 싶다.프로그램의 자유도는 딱딱해지고 화면은 평이해지겠지만,이런건 트레이드 오프 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프레임웍을 도입했어야 할까, 이 부분은 개인적인 생각이 계속 바꼈다.

처음 프로젝트 투입할때는 프레임웍을 도입을 고려해보자고 제안했었고,속도가 붙었을땐 과연 그랬다면 낭패였겠다 싶었는데, 일차 오픈과 더불어 개발자들이 대거 나가고 나니, 또 다시 유지 보수성 문제가 고개를 들고, 다시 프레임웍을 도입하는게 좋았을것 같다 라고 생각한다.

최초 맡았던 파트는 공통모듈화가 상대적으로 잘 되었지만, 지금 파트는 일정이 밀리고 변경도 잦고 책임자가 없이 휘둘리니 유지보수성은 이미 물건너간 상황이다.

다시 공통화로 돌아오면,가장 어려움을 느낀건 남의 소스를 보는데 이해할수가 없다는 거다.프로그램 코드가 아닌,백그라운드 프로세스를 알수가 없었다.

파일 처리가,SAP의 EP->D/A(Data Archive)->ECC 로 까지 복잡한 처리가 되어있는데,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해당 개발자와 업무 담당자만이 알고 있다.
그리고 구현을 담당했던 개발자중 한사람은 계약만료되어 나가있고,다행히 옆자리에 해당 프로세스에 익숙한 개발자가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만일 담당한 개발자가,업무 담당자가 없다면 어떻게 됐을까,어떤식으로 업무 인수인계를 할것인가.

'결국은 모두 글쓰기' 이다.

동일한 모델의 또다른 뷰가 문서화라는 말에 무안함을 느끼지만, 일단은 수정중인 소스에 주석을 덧붙이고,오랜만에 비지오로 프로세스 순서도를 그려놓았다.한결 낫다.

대형 프로젝트가 시간이 갈수록 허우적대는건 왜일까.이만한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접하기 힘들것 같은데,뭔가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어가는것 처럼 보인다, 마치 공룡이 멸망한것처럼.



하지만,무엇보다,반드시,하늘이 무너져도,퇴근시간은 꼭 지켜져야한다.



프로젝트는 낼도 모레도 계속된다.모르긴 해도 숭례문 완공될때까지도 계속 될꺼다,이름이야 바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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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s of Distant Towns
*
Eternal H a I f - M o o n
*
Ladder in Place

The telephone rang at almost the exact moment I was falling asleep.
I tried to ignore it, but as if it could read my mind, it kept up its stubborn ringing: ten times,twenty times it was never going to stop.

Finally, I opened one eye and looked at the clock.Just after six in the morning. Beyond the window shone the full light of day.
The call might be from Kumiko. I got out of bed, went to the living room, and picked up the receiver.

“Hello,” I said, but the caller said nothing. Somebody was obviously there, but the person did not try to speak. I, too, kept silent. Concentrating on the earpiece, I could just make out the sound of breathing.

“Who is it?” I asked, but the silence continued at the other end.

“If this is the person who’s always calling, do me a favor and make it a little later,” I said. “No sex talk before breakfast, please.”

“The person who’s always calling?” blurted out the voice of May Kasahara. “Who do you talk about sex with?”

“Nobody,” I said.

“The woman you were holding in your arms last night? Do you talk about sex with
her on the telephone?”

“No, she’s not the one.”

“Tell me, Mr. Wind-Up Bird, just how many women do you have hanging around

you-aside from your wife?

“That would be a very long story,” I said. “Anyhow, it’s six in the morning and I haven’t had much sleep. So you came to my house last night, huh?”

“And I saw you with her-holding each other.”

“That didn’t mean a thing,” I said. “How can I put it? It was a kind of little ceremony.”

“You don’t have to make excuses to me,” said May Kasahara. “I’m not your wife. It’s none of my business, but let me just say this: You’ve got a problem.

“You may be right,” I said.

“You’re having a tough time now, I know that. But I can’t help thinking it’s something you brought on yourself. You’ve got some really basic problem, and it attracts trouble like a magnet. Any woman with any sense would get the hell away from you.”


“You may be right,” I said again.

May Kasahara maintained a brief silence on her end of the line. Then she cleared her throat once and said, “You came to the alley last night, didn’t you? Standing for a long time at the back of my house, like some amateur burglar ... Don’t worry, I saw you there.”

“So why didn’t you come out?”

“A girl doesn’t always want to go out, you know, Mr. Wind-Up Bird. Sometimes she feels like being nasty-like, if the guy’s gonna wait, let him really wait.”

I grunted.

“But I still felt bad,” she went on. “So I dragged myself all the way to your house later- like an idiot.”

“And I was holding the woman.”

“Yeah, but isn’t she kinda cuckoo? Nobody dresses like that anymore. And that makeup of hers! She’s, like, in a time warp or something. She should go get her head examined.”

“Don’t worry,” I said, “she’s not cuckoo. Different people have different tastes.”

“Well, sure. People can have any taste they want. But ordinary people don’t go that far just for taste. She’s like-what?-right out of an old magazine: everything about her,from head to foot.”

To that I did not reply.

Tell me, Mr. Wind-Up Bird, did you sleep with her?”

I hesitated a moment and said, “No, I didn’t.”

“Really?”

“Really. I don’t have that kind of physical relationship with her.”

“So why were you holding her?

“Women feel that way sometimes: they want to be held.”

“Maybe so,” said May Kasahara, “but an idea like that can be a little dangerous.”

“It’s true,” I said.

“What’s her name?”

“Creta Kano.”

May Kasahara fell silent at her end. “You’re kidding, right?” she said at last.

“Not at all. And her sister’s name is Malta Kano.”

“Malta?! That can’t be her real name.”

“No, it isn’t. It’s her professional name.”

What are they, a comedy team? Or do they have some connection with the Mediterranean Sea?”

“Actually, there is some connection with the Mediterranean.”

“Does the sister dress like a normal person?”

“Pretty much,” I said. “Her clothing is a lot more normal than Creta’s, at least. Except she always wears this red vinyl hat.”

“Something tells me she’s not exactly normal, either. Why do you always have to go out of your way to hang around with such off-the-wall people?

“Now, that really would be a long story. If everything settles down sometime, I may be able to tell you. But not now. My head is too messed up. And things are even more messed up.”

“Yeah, sure,” she said, with a note of suspicion in her voice.

“Anyway, your wife hasn’t come back yet, has she?”

“No, not yet.”

“You know, Mr. Wind-Up Bird, you’re a grown man. Why don’t you use your head a little bit? If your wife had changed her mind and come home last night, she would have seen you with your arms locked around this woman. Then what?”

“True, that was a possibility.”

“And if she had been the one making this call, not me, and you started talking about telephone sex, what would she have thought about that?”

“You’re right,” I said.

“I’m telling you, you’ve got a problem,” she said, with a sigh.

“It’s true, I do have a problem.”

“Stop agreeing with everything I say! It’s not as if you’re going to solve everything by admitting your mistakes. Whether you admit them or not, mistakes are mistakes.”

“It’s true,” I said. It was true.

“I can’t stand it anymore!” said May Kasahara. “Anyway, tell me, what did you want last night? You came to my house looking for something, right?”

“Oh, that. Never mind.”

“Never mind?”

“Yeah. Finally, it’s ... never mind.”

“In other words, she gave you a hug, so you don’t need me anymore.”

“No, that’s not it. It just seemed to me-”

At which point May Kasahara hung up. Terrific. May Kasahara, Malta Kano, Creta Kano, the telephone woman, and Kumiko. May Kasahara was right: I had just a few too many women around me these days. And each one came packaged with her own special,inscrutable problem.

But I was too tired to think. I had to get some sleep. And there was something I would have to do when I woke up.I went back to bed and fell asleep.



멀고 낯선 거리의 풍경
*
영원한 반달
*
고정된 사다리


잠이 든 것과 거의 동시에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에는 전화 따윈 무시하고 그대로 자려고 했지만,전화는 그러한 내 마음을 꿰뚫어 보듯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한정 없이 집요하게 계속 울렸다.

나는 천천히 한쪽 눈을 뜨고 머리맡의 시계를 보았다.시각은 아침 6시가 지나 있었다. 창 밖은 이미 밝아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구미코에게서 온 전화일지도 모른다.나는 침대에서 나와 거실로 가서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하고 나는 말했다.그러나 상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누군가가 거기에 있다는 것은 기척으로 알 수 있었다.하지만 상대는 입을 열지 않았다.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수화기에 가만히 귀를 대자 상대방의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누구십니까" 그러나 상대는 여전히 잠자코 있었다.

"이따금씩 우리집에 전화를 거는 사람이라면,조금 있다가 전화를 걸어 주지 않겠소?" 하고 나는 말했다. "아침 먹기 전에는 섹스에 관한 이야기 같은 걸 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따금씩 전화를 거는 사람이 누구예요?" 하고 상대는 갑자기 소리를 냈다.그것은 가사하라 메이였다."저어,누구와 섹스 이야기를 한다는 거죠?"

"아무도 아냐" 하고 나는 말했다.

"어젯밤에 당신이 툇마루에서 안고 있던 여자? 그녀와 전화로 섹스 이야기를 해요?"

"아냐,그녀가 아냐."

"태엽 감는 새님,당신 주위에는 도대체 몇 명의 여자가 있죠? 부인을 제외하고요"

"설명하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 하고 나는 말했다."어쨋든 지금은 아침 6시고 어젯밤은 제대로 자지 못했어.그런데 너 어젯밤 우리 집에 왔엇구나"

"당신과 그 여자가 서로 껴안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그것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냐.뭐라고 하면 좋을지,대수롭지 않은 의식과 같은 것이었어"

"나에게 변명 같은 건 하지 않아도 돼요,태엽 감는 새님" 하고 가사하라 메이는 차갑게 말했다.
"나는 아저씨의 부인이 아니니까요.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뭣하지만 아저씨에게 뭔가 문제가 있어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고 나는 말했다.

"아저씨가 지금 아무리 안 좋은 일을 당하고 있다 해도 - 분명 안 좋은 일을 당하고 있지만 - 그것은 아마 아저씨 자신이 불러들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아저씨에게는 뭔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그것이 자석처럼 여러 가지 문제를 끌어들이는 거예요.그러니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여자라면 아저씨에게서 재빨리 달아날 거예요"

"그 말이 맞는지도 몰라"

가사하라 메이는 잠시 전화 저쪽에서 잠자코 있었다.그리고 나서 헛기침을 한번 했다."아저씨,어제 저녁 골목에 왔었죠? 집 뒤에 계속 서 있었죠? 요령 없는 좀도둑 처럼 말예요....난 계속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왜 나오지 않았어?"

"여자에게는 나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요,태엽 감는 새님" 하고 가사하라 메이는 말했다."그런식으로 심술궂은 기분이 들때가 있다구요, 기다리겠다면 계속 기다리게 해주겠다는 식으로요"

"음"

"하지만 역시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그 뒤에 바로 아저씨 집까지 일부러 갔어요,바보같이"

"그랬더니 내가 여자를 안고 있었다,그 말이로군"

"있잖아요,그 사람 약간 이상하지 않아요?" 하고 가사하라 메이는 말했다."요즘 세상에 그런 차림을 하고 그런 화장을 하는 사람은 좀 처럼 없어요. 타임 슬립이라든가 그런 게 아니라면 한번 의사에게 가서 머리의 상태를 알아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그것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특별히 머리가 이상하지는 않아.사람에게는 각자 나름의 취향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취향을 갖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예요.하지만 보통 사람은 아무리 취향이라 해도 그렇게까지 철저하지는 않아요.그 사람,머리끝에서 발끝까지,뭐랄까 아주 옛날 잡지의 사진 요판인 그라비어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았어요"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잠자코 있었다.

"저어,태엽 감는 새님은 그 여자와 잤나요?"

"자지 않았어" 하고 나는 조금 망설이면서 대답했다.

"정말로?"

"정말이야.그런 육체적인 관계는 없었어"

"그런데 왜 껴안은 거죠?"

"여자에게는 단지 안기고 싶을 때가 있다구"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런 건 약간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가사하라 메이는 말했다.

"그 말은 맞아" 하고 나도 인정했다.

"그 사람 이름이 뭐죠? "

"가노 구레타"

가사하라 메이는 전화 저쪽에서 다시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거 농담 아녜요?"

"농담이 아냐" 하고 나는 말햇다."그녀의 언니는 가노 마루타고."

"설마 본명은 아니겠죠?"

"본명은 아냐,직업상의 이름이지"

"그 사람들,만담 콤비 아닌가요? 아니면 혹시 지중해와 관계 있는 사람들인가요?"

"지중해와 조금 관계가 있어."

"언니 쪽은 차림새가 평범해요?"

"대체로 평범한 것 같아.동생보다는 헐씬 평범한 차림을 하고 있어. 단지 항상 똑같은 비닐 모자를 쓰고 있는 것만 빼고."

"그쪽도 그다지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네요.왜 아저씨는 일부러 그렇게 튀는 사람들과 사귀는 거죠?"

"거기에는 아주 복잡한 사정이 있어" 하고 나는 말했다."언젠가 여러 가지 일이 좀더 정리되면 너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그러나 지금은 안돼. 내 머리도 너무 혼란스럽고 상황은 더욱 더 혼란스러워."

"그렇군요" 하고 가사하라 메이는 의심스러운 듯이 말했다.

"어쨋든 부인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나요?"

"응,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 하고 나는 말했다.

"저어, 태엽 감는 새님,아저씨는 어른이니까,조금은 머리를 써서 생각하는 게 어때요,만약 아저씨 부인이 생각을 고쳐 먹고 어젯밤에 집으로 돌아왔는데,그때 아저씨가 그 여자와 꼭 껴안고 있는것을 보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아요?"

"그럴 가능성도 있었겠구나"

"만약 지금 전화를 건 사람이 내가 아니라 부인이었고,아저씨가 전화 섹스 이야기 따위를 한다면 부인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할까요?"

"분명히 네 말이 다 옳아"

"역시 아저씨에게는 상당히 문제가 있어요" 하고 가사하라 메이는 말하곤 한숨을 쉬었다.

"나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하고 나는 인정했다.

"그렇게 뭣이든 간단하게 인정하지 마세요.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아요.인정하든지 인정하지 않든지 잘못은 끝까지 잘못이에요."

"그 말이 맞아" 하고 나는 말했다.정말 맞는 말이다.

"아이, 기가 막혀" 하고 가사하라 메이는 단념한 듯이 말했다.

"그런데 어젯밤에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었어요? 아저씨는 뭔가를 구하러 우리 집까지 온 거죠?"

"그건 이제 됐어" 하고 나는 말했다.

"이젠 됐다고요?"

"그래, 그건 이제 끝난 거야."

"그 여자를 안았기 때문에 이제 나에게는 볼일이 없어진 거란 말인가요?"

"아냐, 그렇지 않아. 나는 그저 그때 생각햇는데......"

가사하라 메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어휴, 하고 나는 한숨을 쉬었다.가사하라 메이,가노 마루타,가노 구레타,전화 속의 여자,그리고 구미코. 확실히 가사하라 메이가 말한 것처럼 최근 내 주위에는 여자가 너무 많아진 듯했다.그리고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더 이상 생각하기에는 잠이 너무 쏟아졌다.일단 지금은 자야 한다.그리고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이 있다.나는 침대로 돌아가서 잠들었다.

*


왠지 16살의 여자아이와는 이야기가 통할 것 같다. 뭔가 조금 아는듯한 26살의 숙녀보다,세상물정을 잘아는 36살의 여성보다.

아마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한채로 삶의 가장 깊은곳에 근접한 나이일지도.

새벽녁에 일어나, 소설책 몇페이지를 아무 생각없이 타이핑 하는 사이,정말이지 느긋한 편안함을 느꼈다.기회가 되면 단순작업을 한두달 해보고 싶다.

아무생각없이 자신을 텅비게 만들면 어느사이에 자기 자신의 중심에 다가가있는 법이다.



16살의 가사하라 메이와,30살의 나와의 대화.
38살의 아내와, 37살의 나와의 대화.
4살의 아들과, 37살의 나와의 대화.

뭔가 잃고 싶지 않았던때의 대화,현실적인 괴리감의 대화,고해성사 같은 책임감 있는 대화.



이제 갖추고 싶은 소양 한가지가 늘었다,"품격"을 갖출 것.



왜 이 페이지를 서로 비교해보고 싶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우연인지,뭔지 여하튼 몇번을 봐도 새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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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층 창가로 비치는 햇살이 봄날같다.
흐린듯이,나른한듯이,느린듯이,따뜻한듯이, 심드렁~ 한듯이 잘 어울린다.
나도모르게 이곡의 리듬을 흥얼 흥얼 거리고 있었다.



포스팅한 글들을 보니,요사이 일이 없긴 없구나 /파안/

Words disappear,
Words weren't so clear,
Only echos passing through the night.

The lines on my face,
Your fingers once traced,
Fading reflection of what was.

Thoughts re-arrange,
Familar now strange,
All my skin is drifting on the wind.

Spring brings the rain,
With winter comes pain,
Every season has an end.

I try to see through the disguise,
But the clouds were there,
Blocking out the sun (the sun).

Thoughts re-arrange,
Familar now strange,
All my skin is drifting on the wind.

Spring brings the rain,
With winter comes pain,
Every season has an end.

There's an end,
There's an end,
There's an end,
There's an end,
There's an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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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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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일상 2008. 10. 16. 09:48
'무슨일이 있긴 있구나'

물티슈를 한장 쏙 빼내서 책에 낀 먼지를 닦고 있는 나를 가만히 보더니 아내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여전히 두번째 권을 쓰윽~ 쓱 문지르며 어깨너머로

'응?' 하고 되묻는 내게 아내가 또 말한다.

'말해봐, 무슨일인지'

생글거리는 눈빛인데, 나 역시 약간 미소띤채로 의아하게 되물었다.

'왜 그렇게 물어?'

'하루끼 책을 꺼내서 닦고 있자나'

무슨의미인지 제대로 파악이 안되서 뻣뻣한 자세로 아내랑, 내 손에 들린 '태엽감는 새' 네권을 번갈아봣다.

'뭔가 고민이 있거나,일이 있을땐,자긴 꼭 자기가 아주 좋아하는 책을 꺼내서 펴보는 버릇이 있어, 특히나 하루끼 책은'

'어, 내가 그래?'

'응'

'...'



몰랐었다.내가 그런 버릇이 있다는걸.

곰곰히 돌이켜보면 그런것같다.가만히 어떤 일로 부터 날 비켜세우고 싶을때나,좀더 뚜렷이 보고 싶을때, 마음을 가라앉히는 나만의 방식중의 하나인것이다.

무슨일인가에 대해선 모호한 말로 대충 말했지만, 왠지 지금은 덮어두는게 좋을것 같다.

아내 역시 더 묻지 않고 넘어간다, 아마 경험상 그러는게 좋다는걸 알고있다는 몸짓이다.

사실,나 역시 그 일을 제대로 파악할수가 없다. 왜 내가 그렇게 신경이 쓰이는지도 불확실하다.

그리고 뜻없이 새벽에 일어나 아내를 품어봤다.익숙한 향,부드러운 감촉.



아내가 꽤나 오래전에 내눈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이런말을 했었다.무척 담담한 눈빛이어서 잊을수가 없다.

'난 니가 생각하는것 보다 너에 대해서 더 많이 알어'

무슨뜻인지 파악할려는 날 좀더 지켜보더니 평상시로 돌아갔다.그때 난 약간 허방다리 짚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아내는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부분들을 잡아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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