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펴본다.두 책 모두 뭔가 내게 전기를 가져다 줄것만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다.

이젠 조금은 이 있게 배울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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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나이

일상 2008. 11. 5. 09:11
이불 조끼라고 해야하나,조끼 이불이라고 해야하나.어린 얘들 잘때 이불을 차대서 나온 아이디어 상품이다.뒤집어 쓰듯이 입으면 종아리 근처까지 내려오니 쓸만하다.꼭 민소매 망토같기도 하다.

어쨋든 아들 녀석이 좋아하니 다행이다, 그리고 엊제밤 "나 이불조끼~" 하면서 내 앞에서 자랑하듯이 입어보인다.그러다 문득 봤더니,그 앞에 양이 그려져 있다.노란바탕에 분홍빛 섞여있는 양 그림이다.

"어, 양이네. 그럼 너 양 사나이자나"

"응, 난 양 사나이야~~ "

그래 니 태어날때부터 알고있었다, 니가 내 양 사나이란걸.

다시 한번 반갑다,나의 양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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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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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
*

As the two of us walked through the woods side by side, May Kasahara took off her right glove and put her hand in my pocket. This reminded me of Kumiko. She often used to do the same thing when we walked together in the winter, so we could share a pocket on a cold day. I held May Kasahara’s hand in my pocket. It was a small hand, and warm as a sequestered soul.

“You know, Mr. Wind-Up Bird, everybody’s going to think we’re lovers.”

“You may be right.”

“So tell me, did you read all my letters?”

“Your letters?” I had no idea what she was talking about.

“Sorry, but I’ve never gotten a single letter from you. I got your address and phone number from your mother.Which wasn’t easy: I had to stretch the truth quite a bit.”

“Oh, no! Where’d they all go? I must have written you five hundred letters!” May Kasahara looked up to the heavens.

*

Late that afternoon, May Kasahara saw me all the way to the station. We took a bus into town, ate pizza at a restaurant near the station, and waited for the little three-car diesel train that finally pulled in. Two or three people stood around the big woodstove that glowed red in the waiting room, but the two of us stayed out on the platform in the cold. A clear, hard-edged winter moon hung frozen in the sky. It was a young moon, with a sharp curve like a Chinese sword. Beneath that moon, May Kasahara stood on tiptoe and kissed me on the cheek. I could feel her cold, thin lips touch me where my mark had been.

“Goodbye, Mr. Wind-Up Bird,” she murmured. “Thanks for coming all the way out here to see me.”

Hands thrust deep in my pockets, I looked into her eyes. I didn’t know what to say.When the train came, she slipped her hat off, took one step back, and said to me,

“If anything ever happens to you, Mr. Wind-Up Bird, just call out to me in a really loud voice, OK? To me and the duck people.”

“Goodbye, May Kasahara,” I said.

*

The arc of the moon stayed over my head long after the train had left the station,appearing and disappearing each time the train rounded a curve. I kept my eyes on the moon, and whenever that was lost to sight, I watched the lights of the little towns as they went past the window. I thought of May Kasahara, with her blue wool hat, alone on the bus taking her back to her factory in the hills. Then I thought of the duck people, asleep in the grassy shadows somewhere. And finally, I thought of the world that I was heading back to.

“Goodbye, May Kasahara,” I said. Goodbye, May Kasahara: may there always be something watching over you.

I closed my eyes and tried to sleep. But it was not until much later that I was able to get any real sleep. In a place far away from anyone or anywhere, I drifted off for a moment.


안녕
*
*

숲 속을 나란히 걷고 있을 때 가사하라 메이는 오른손의 장갑을 벗고 내 코트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나는 구미코의 몸짓이 생각났다.그녀는 겨울에 함께 걸을 때면 자주 그렇게 하곤 했다.추운 날에는 주머니 하나를 공유하는 것이다.나는 주머니 속에서 가사하라 메이의 손을 잡았다.그녀의 손은 작고,깊숙한 곳에 있는 영혼처럼 따뜻했다.

"있잖아요,태엽감는 새님, 아마 모두들 우리를 보고 연인이라고 생각하겠죠?"

"그럴지도 모르지" 내가 대답했다.

"참, 내 편지는 모두 읽어 봤나요?"

"편지?" 내가 반문했다.나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미안하지만 편지 같은 건 이제까지 단 한 통도 받은 적이 없는데.메이한테서 연락이 없길래 메이의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이곳 주소와 전화 번호를 겨우 알아낸 거야.그러기 위해서 여러 가지 우습지 않은 거짓말을 해야 했지"

"어머,이를 어쩌죠. 난 전부 합해서 500통쯤이나 되는 편지를 태엽 감는 새님한테 보냈거든요" 가사하라 메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

가사하라 메이는 저녁 무렵 나를 역까지 배웅해 주었다.우리는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역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피자를 먹고 나서 세 량짜리 디젤 열차가 오기를 기다렸다.역의 대합실에는 커다란 난로가 빨갛게 타고 있었고 그 주위에 두세 사람이 모여 있었지만,우리는 거기에는 끼지 않고 몹시 추운 플랫폼에 함께 서 있었다.하늘에는 윤곽이 또렷한 겨울 달이 얼어붙은 것처럼 떠 있었다.중국의 칼같이 날카로운 호를 가진 상현달이었다.그 달 아래에서 가사하라 메이는 발돋움을 하고 내 오른쪽 뺨에 살짝 입술을 댔다.나는 그녀의 차갑고 조그맣고 얇은 입술을 이제는 없는 푸른 반점 위로 느낄 수 있었다.

"안녕히 가세요,태엽 감는 새님" 가사하라 메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코트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말없이 가사하라 메이를 바라보았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열차가 오자 그녀는 모자를 벗고 한걸을 뒤로 물러나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태엽 감는 새님,무슨 일이 있으면 큰소리로 나를 부르세요.나와 집오리 사람들을요"

"안녕,가사하라 메이"

*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뒤에도 상현달은 언제까지나 내 머리 위에 떠 있었다.열차가 커브를 돌 때마다 달은 사라졌다 나타났다 했다.나는 그 달을 바라보다가 달이 보이지 않게 되자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거리의 작은 불빛 몇 개를 바라보았다.혼자서 버스를 타고 산속의 공장으로 돌아가는 파란 털모자를 쓴 가사하라 메이의 모습과 어딘가의 풀숲 그늘에서 자고 있을 집오리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렸다.그리고 이제 내가 돌아가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안녕, 가사하라 메이" 라고 나는 말했다.안녕, 가사하라 메이.나는 뭔가가 너를 굳건히 지켜 주길 빈다.

나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하지만 시간이 상당히 흐른 뒤에야 잠들 수 있었다.모든 곳으로부터,모든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는 조용히 잠깐 잠에 빠졌다.

*


다시한번 다 읽고난후의 날씨가 소설의 날씨와 유사해서 좀더 깊이 음미할수 있었다.역시 문학작품의 번역이란 제2의 창작이란 말이 걸맞을 정도로 힘든 작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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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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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Comes Everybody

일상 2008. 11. 4. 08:53
7월 16일에 받아본책이니 세달이 넘게 걸렸다.그런데도 펴볼때마다 저자가 통찰력이 있구나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두번,세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벌써 연말이 가까워지는데 내겐 "올해의 책" 중에 한권이다.

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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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얻기

일상 2008. 11. 1. 18:43

"2만원 입니다."

20만원도 아니고 단돈 2만원이다.

남들은 결혼한후에 살림이 느는 재미가 쏠쏠하다던데,어찌된게 아내와,난 살림을 하나 둘씩 처분한다.

근 5년정도 쓴 침대와 쇼파여서 사뭇 남다르다.아내와 손잡고 '그동안 정말 고맙다'는 짧은 말로 대신했지만, 많이 부족하다.

밖으로 들어낼 준비를 하면서,건조한 소리를 내는 가구를 못내 아쉽게 쳐다봤다.막 준비를 끝내고 보니,좀전과는 확연히 다른 가구 처럼 보였다.마치 절친한 사이였다가 어떤 이유로 절연한 것처럼 냉담하게조차 보인다.

잠시 후 실려나갈때가 되면,아마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나가는 그 트럭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지켜볼것 같다.그렇게 가구에도 정이 쌓이나보다.그 많은 삶의 기억들이 아롱아롱 새겨져있기도 빛나기도하면서,내 가족의 체취가 짙게 배여있는 그 물건들이다.

덕분에 내 주변 물건들이 새삼 달라보인다,그리고 그 익숙함에 조금은 안도한다.



침대와 쇼파를 버리기로 결정한 날,

"이렇게 하나,둘씩 버리면 우린 뭐가 남을까?"

내 물음에,아내가 한껏, 아주 한~~껏 귀여운(?) 표정으로 손가락끝을 자기볼에 대더니,

"음..... 우리 사랑? "

"하아, 하아, 하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 "

그날 밤 난,그자리에서 얼.어.죽.을.때. 까지 웃고있었다.



Posted by iam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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