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습니다.

설 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음속 한편으로는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변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500만불, 100만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정치를 떠난 몸이지만, 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생각한 것은 피의자로서의 권리였습니다.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제 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습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에게도 동의를 구합니다. 이 마당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 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 러분은 이곳에서 저를 정치적 상징이나 구심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사건 아니라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동안에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상 더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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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

일상 2009. 4. 22. 05:56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다시 '고전을 읽어야 겠다' 라는 생각이 구체화되었다.

문득 고개드니 문학과 철학의 대가들이 어느새 내앞에서 미소짓거나 위엄있는 표정으로 서있는것 같다.

이젠 다시 한번 돌아볼때가 무르익었다.그리고,치기어린 그 시절의 오만함편협할정도의 나름의 잣대로 평가했었던 그 고전들을,지금의 나는 어떻게 재평가할지 내 자신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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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들의 밤2

일상 2009. 4. 19. 04:10

에필로그의 첫 귀절이 마음에 들었다.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다소 장황한 전개에 비해, 최대한 담담하게 마무리 지은 모습이다.

올해로 40주년이 되는,1969년 일본 전공투의 상징적인 도쿄대 점거농성이 벌어졌던 그해와 동일한 년도를 설정한건 우연이 아닐것이다.어쩌면 작가는 이런 미숙하기 그지없는 고교생 활동가에 조금은 자신의 모습을 비쳐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꽤나 흥미로운 설정이었고 재패니메이션 독특한 상상력을 다시한번 확인 할수 있었다.더불어 작가 혹은 감독 특유의 상징적인 은유나 폭넓은 지식도 엿볼수있었다.


사야였다.

무엇 하나 바뀌지 않는 소녀였다.바뀐 것이 있다면,그것은 그 눈에 비친 레이의 모습뿐이었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이 안절부절 못하면서 화내고 소리 지르기만 하던 고교생이 많은것을 포기하고,또 받아들임으로서 변해 버린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변화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한 소녀의 눈에는,지금 레이의 모습이 어떻게 비쳤을까.
레이는 그날 밤 사야가 자신을 베지 않았던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그 어리석고도 소중한 나날이 깊은 회한과 함께 되살아 날려는 순간,출발을 알리는 안내 방송과 함께 문이 닫혔다.

커다란 상실감을 견디면서 레이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멀어지는 모습 속에 사야가 조용히 미소 지은 듯 보인것은,어쩌면 지난 30년의 세월이 레이에게 보여준 환상이었는지도 몰랐다.

야수의 눈을 가진 소녀를 태우고 지하철은 천천히,그리고 점점 속도를 더해가면서 승강장을 벗어나,빨려들 듯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다시 잠들기도 애매한 시간.사야,레이 너희들은 지금 어디에서 잠들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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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들의 밤

일상 2009. 4. 14. 15:24

1999년 제1회 부산국제판타스틱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그의 모습을 처음 봤다.사실 그의 옆에 서있는 약간은 수줍은 듯한 젊은 감독 오키우라 히로유끼 감독에게 더 눈길이 갔다.

그 날의 작품중 "인랑(人狼)"은 내려오길 잘했다는 뿌듯함을 줄 만큼 묵직했었고,그날 밤 익숙하지 않은 부산길을 발길 닿는대로 터덜 터덜 걸었었다.

몇년의 시간이 흘러 극장판으로 개봉했을때 그때의 감동은 없었고,시끄러운 관객들 틈에 섞여 있는 내 모습은 이미 몇해전의 내가 아니었다.

가장 최근에 본 그의 작품이 이노센스 였으니 잊을만도 됐다.그러다 뭐하다가 그랬는지 모르겟지만, 아발론의 그 회색의 화면들이 겹쳐졌다.




오늘 주문한 '야수들의 밤',감독의 글솜씨도 기대된다,생각해보면 애니메이션 감독의 소설을 보는건 처음이다.

ps
최근에 재판된 책 표지는 많이 아쉽다,초판의 그 표지가 더 좋았고,서평의 내용도 5년전의 서평이 훨씬 더 마모루를 깊이 들여다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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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ll of love

일상 2009. 4. 8. 11:34


마치 가려운 등뒤의 사각지대를 긁지 못하는것 처럼,생각이 날듯 말듯했는데, 번쩍하구 기억이 났다.

Shirley Lu - Spell Of Love 情咒 - 呂秀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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